고교 학창시절 배구부 후배들에게 가혹행위와 성추행을 저질러 실형을 선고받은 20대들이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됐다.

▲ 대구지방법원 대구지법  자료사진   (사진 = 법률닷컴)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고법 형사2부 (재판장 정승규 부장)는 최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 (20)의 항소심에서 원심형인 징역 2년을 파기하고 징역2년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했다.

또 40시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수강과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 씨와 함께 기소된 B 씨 (21)에 대해서도 원심형인 징역 2년4개월을 파기하고 징역 2년4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 2022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재학 중이던 대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배구부 후배들에게 가혹 행위하고 성추행을 한 혐의를 받는다.

A 씨와 B 씨는 후배들에게 흉부를 압박해 기절하게 하는 일명 ‘기절놀이’를 강요하거나 욕설과 폭행을 자행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A 씨의 경우 지난 2022년 3월~8월 같이 배구부 숙소를 쓰는 후배 C 군에게 10여차례 걸쳐 자신의 성기를 비비거나 추행 했으며 B 씨는 같은 해 5월~6월 숙소 샤워장에서 후배 D 군을 추행하고 외부 숙소에서는 항문을 강제로 촬영하기도 했다.

이들의 추행은 피해자들의 신고로 드러나 해당 학교 배구부는 사실상 와해됐고 피해자들은 전학을 가거나 배구부를 관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피해회복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양형의 이유로 들어 실형을 선고하고 이들을 법정 구속했다.

다만 이들이 초범인 점은 판결에 유리한 점으로 참작했다.

판결 후 검찰 측과 피고인들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당심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들에게 2000만 원 씩 지급하고 합의한 점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점 등을 참작해 실형을 선고한 원심형을 파기하고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법률닷컴 김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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