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법원 #가정법원 #서울행정법원 자료사진    (사진 = 법률닷컴)

법원이 근로자에게 발병한 뇌출혈은 출근 중 발생한 교통사고 직후 그 사고의 영향으로 발생하였다고 보아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 11단독(김주원 판사)은 뇌출혈로 투병중인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불승인처분 취소 소송에서 교통사고 직후 뇌출혈이 발병했다고 판단하면서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2024. 7. 17 선고 2023구단53020 판결)

A씨(72)는 파주시의 한 사우나에서 락카룸 관리, 사우나 정리, 청소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2019. 3. 26. 04:37경 출근하기 위하여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중앙선을 침범하여 역주행을 하다가 반대편 차선의 갓길에 설치된 전신주를 앞 범퍼로 충격하였다. 

A씨는 2019. 3. 26. 05:04경 119구급차를 통해 D병원 응급실로 후송된 후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이후 2021. 7. 1.경 이 상병이 업무상 질병 또는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신청을 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상병의 상태가 외상과 관련이 없는 자발성 뇌내출혈로 확인되어 이 사건 상병이 선행되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이유를 들면서 신청을 거부했다. 

A씨는 근로복지공단의 신청거부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사업장에 출근하기 위하여 03:00경에 일어나 04:00경부터 차량을 운전하던 중 졸음운전을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사고로 인하여 차량 내부에 연기가 가득 차고 가스 냄새가 나는 등 급박한 상황에 처하게 되자 두려움과 놀람으로 교감신경계가 항진되어 혈압이 상승하면서 이 사건 상병이 촉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또 설령 이 사건 상병이 먼저 발병하여 원고의 의식이 저하됨에 따라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사업장에서 근무할 때 적절한 휴식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등 업무상 과로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대제 업무를 하면서 근로시간이 자주 변경되어 생체리듬이 깨진 것이 원인이 되어 발병 내지 촉발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근로복지공단의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쟁점으로 ▲원고가 졸음운전을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고, 이 사건 사고의 영향으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한 것이라면, 출퇴근 재해에 해당할 수 있다. ▲반면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여 원고가 의식을 잃으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것이라면, 이 사건 상병은 출퇴근 재해에 해당하지 않고, 평소 원고의 업무상 과로로 인하여 발병한 업무상 질병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고의 원인으로 졸음운전으로 인한 사고라고 판단했다.

즉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직후 의식과 움직임이 있는 상태였다는 것”이라면서 “사고 직후 의식상태가 명료하고 동공 반응도 정상이었다는 점은 이 사건 상병(뇌출혈)이 이 사건 사고에 선행하였다고 볼 수 없는 유력한 근거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고는 이 사건 사고 직후 화재가 발생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에 처해 급격한 혈압상승을 촉발할 수 있는 정도의 상당한 놀람과 긴장, 흥분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업무상 사유가 기저질환 등 질병의 주된 발생원인에 겹쳐서 그 질병이 유발 또는 악화된 경우에도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계속해서 “설령 앞서 본 원고의 기저질환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발생원인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2010. 4. 1.경부터 이 사건 상병 발병 시까지 8년 이상 별다른 문제 없이 근무를 해왔다”면서 “이 사건 사고 발생 당시 상병이 발병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적어도 출근 중에 발생한 사고가 기저질환에 겹쳐서 상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출퇴근 재해에 해당한다’면서 이 같이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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