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주] 지난 21대 국회에서 총 2만5857건 법안이 발의됐고 이중 9478건이 처리됐다. 그러나 전체 법안의 2/3에 달하는 나머지 1만6379건 법안은 끝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발의 건수 폐기 건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주화 이후 유래 없이 극심했던 여·야 간 대립이 이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22대 국회에서도 여·야 간 정쟁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법률닷컴에서는 [어! 이 법안!]을 통해 이런 정치적 쟁점이 되는 법안은 물론 이런 법안들에 묻혀 주목받지는 못하지만 주목이 필요한 다른 법안들도 살펴보고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지난 21일 국회 법사위 회의장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 여당인 국민의힘 위원들은 모두 불참석했다     ©윤재식 기자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실에서는 해병대원 특검법 법안 재발의를 위한 입법 청문회가 열렸다.

입법 청문회는 입법 현안에 관련된 정보와 전문적 지식 청취를 목적으로 국회법에 규정된 것으로 그동안은 거의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불의한 사고로 순직한 해병대원 사인을 밝히기 위한 수사에 대해 대통령의 직접 외압 의혹이 강하게 일면서 그 사안의 중대함을 인정받아 이날 열리게 됐다.

당초 지난 21대 국회에서 해당 법안은 국회를 통과 했었지만 이번 사안과 이해충돌 관계가 있다고 의심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결국 폐기됐었다.

▲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의 해병대원 특검법 거부권 행사 규탄 대회  © 윤재식 기자

이에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2대 국회 들어서자마자 당론 1호 법안으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했고 22일 만에 야권은 여당의 불참에도 입법청문회를 열고 당일 법안심사 소위를 거쳐 단독으로 ‘해병대원 특검법’을 다시 의결했다.

통상 법률 제정안은 20일의 숙려 기간을 거치는 것이 국회의 관례였지만 숙려 기간도 생략했다. 해당 법안은 초스피드로 내일 (25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현재까지 제헌국회 대와 타이 기록인 14건의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역대 대통령 중에서도 45건의 거부권을 행사하다 결국 하야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제외하면 가장 많은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이 됐다.

그러나 임기 2년여 만에 14번의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여 이런 여야의 강대강 대치 상황이 지속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전현희 의원 자료사진     ©법률닷컴

이에 더불어민주당 전현의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 1호 법안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은 대통령 본인 또는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이해충돌 사안에 대해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전 의원 측은 이번 법안 발의 취지에 대해 “대통령도 공직자인 이상 직무수행 과정에서 이해충돌 발생이 우려되는 경우 이를 회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재의요구권을 남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대통령이 사건의 수사 재판 등에 관한 법률을 거부하거나 승인하는 직무를 수행할 때 그 법률이 대통령의 사적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에는 스스로 회피하도록 명확하게 규정하여 이해충돌을 방지하고 대통령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보장하고자 한다”고 발의문을 통해 설명했다.

전 의원은 언론을 통해 “이 법안은 대통령의 거부권 폭주에 경종을 울리고 대통령이 공직자로서 헌법상의 기본원칙부터 지키라고 경고하는 국민의 목소리”라며 “윤 대통령은 국민의 명령을 받들고 공익 수호자로서의 본분을 지키시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법률닷컴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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