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기사 ⓵] 법조계의 황태자 ‘김&장'...‘김광태세율화바지’

이서현 기자 | 기사입력 2023/02/09 [09:39]

[기획 기사 ⓵] 법조계의 황태자 ‘김&장'...‘김광태세율화바지’

이서현 기자 | 입력 : 2023/02/09 [09:39]

[편집부 주]  변호사 3만명 시대다. 법조 3륜의 한축을 맡고 있는 변호사가 그 만큼 치열한 경쟁속에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구도에서 한발 벗어나 있는듯 국내 로펌시장에서 독보적인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게 김&장이다. 그 지배력 만큼이나 법률시장에 미치는 그림자 또한 어둡다. <법률닷컴>과 <신문고뉴스>가 공동기획으로 김&장 분석기사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취재 / 윤재식 기자   편집 / 이서현 기자] 

 

  © 법률닷컴

 

'김광태세율화바지' 

 

해당 용어는 법조계에서 사용하는 은어로 국내 8대 대형 로펌을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이런 대형 로펌 중에서도 가장 ‘처음’을 차지하고 있는 ‘김’은 흔히 ‘김앤장’이라고 불리는 ‘김앤장법률사무소’의 줄인 말로써 2위권 로펌인 ‘광’의 ‘광장’과 ‘태’의 ‘태평양’과 비교하더라도 모든 면에서 압도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스스로도 Korea's Premier Law Firm (한국 최고의 로펌)이라는 영문 슬로건을 사용하고 있으며 그에 걸맞게 소속 변호사 수만 총 1200여 명으로 국내 1위이다. 매출역시 지난해 기준 약 1조3000억 원으로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1조 원을 넘겼다. 2위권에서 광장과 태평양이 각각 3000억 원대 매출로 경쟁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법조계에서 김앤장의 위치와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지난해 국내 200대 기업 법무팀 및 한국사내변호사회 소속 변호사 2145명이 참여한 2022 대한민국 베스트 로펌&로이어 시상식에서도 김앤장은 모든 분야에서 압도적 평가를 받아 종합 1위를 유지했다. 

 

김앤장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선 최고의 로펌 중 하나로 평가 받고 있다. 법률시장 평가지 Chambers Asia-Pacific에서 지난해 아·태지역 30여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우수 로펌 및 변호사 랭킹에서도 한국 대상 19개 업무분야 중 18개 분야에서 최고등급인 Band1 등급을 받았다. 미국 법률 매체 아메리칸로이어(The American Lawyer)가 조사해 발표한 지난해 세계 로펌 순위에서도 김앤장은 55위로 국내 로펌 중 유일하게 100위권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앤장은 다른 대형로펌들처럼 소속 대표 변호사들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수평적 법무법인 형태가 아닌 각각의 변호사들이 개인사업자 집합 형태로 뭉쳐 운영되는 형태로 되어 있으면서도 실질적 경영자가 따로 존재하는 수직적 구조로 되어있다. 이런 독특한 구조는 2000년대 중 후반 2위권 로펌인 광장 소속 변호사와의 소송에서 드러날 때까지 크게 알려지지 않았었다. 

 

왕국의 제왕 

 

이런 내부 구조 속 최상위에 있는 사람이 바로 창업자이자 김앤장의 첫 글자인 ‘김’인 김영모 변호사다. 회사 명의로 계약하는 다른 로펌과는 다르게 김앤장의 대표 변호사들은 모두 김 변호사가 직접 계약을 하고 있다. 김앤장이 소유하거나 임차하고 있는 사무실 빌딩들의 계약자 명의 역시 김 변호사 개인 명의로 되어 있다.   

 

대한민국 최고 로펌의 사실상 사주로 평가받는 김 변호사는 연 소득이 소속 김앤장 신입변호사 연봉의 1000배에 가까운 연 1천억 원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지난 2005년에는 연 소득을 570억 원으로 신고해 당시 이건희 삼성 회장을 누르며 국내 최고 소득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창업자와 소속 직원들에게 막대한 부와 명예를 가져다 준 ‘김앤장’이라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국내 최고의 법률 왕국은 어떻게 건설됐을까? 

 

  


왕국의 시작: 최초의 기업자문과 국제 법무 전문 로펌 

 

김앤장은 지난 1972년 12월 ‘김’ 김영무 변호사가 설립하고 이듬해 ‘장’ 장수길 변호사를 합류하면서 탄생했다. 김앤장은 출범부터 당시 국내 변호사업계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기업의 자문이나 인수합병 그리고 국제 업무 등을 다루는 전문화 된 영미식 로펌을 표방했다. 

 

이런 차별화된 출발점은 창업자인 김영무 변호사가 1964년 사법시험 차석 합격 후 사법연수원 대신 곧바로 미국 유학을 떠나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해 한국인 최초의 미국 변호사가 되며 부동의 글로벌 1위 로펌인 ‘베이커 앤 맥킨지 (Baker&McKenzie)’ 시카고 본사와 도쿄 지사에서 근무하며 경험한 선진국의 기업화된 법률 서비스 경험이 막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보여 진다.  

 

또한 김앤장은 설립 당시인 1970년대가 오일쇼크 기간 중임에도 정부의 수출 장려, 중공업 육성 정책, 중동 진출, 외국 합작투자 등에 힘입어 기업들이 앞 다퉈 차관을 들여오는 등 기업자문과 국제 법무 관련 분야가 ‘돈’이 될 만한 시기였었던 것에 주목했다. 

 

김앤장은 출범 후 기업자문과 국제 법무 분야 관련 전문화에 집중하며 대한항공과 호남정유의 차관 도입 자문을 맡아 여러 은행으로 구성된 채권단을 활용하는 금융방식인 ‘신디케이트론’ 등을 이용해 차관 도입 서명까지 이끌어내는 등 새로운 거래구조를 만들어 추진한 사례를 만들기도 한다. 

 

특히 70년대 후반 외국계 은행인 씨티은행에 고정적 자문을 하게 되고 유일한 외환전문 은행으로 신용장 거래가 많은 외환은행 일도 맡게 되며 초창기 역량을 강화해 국내 최고의 법률왕국을 세우는 기틀을 마련한다. 

 

왕좌에 등극: 지적보호재산권 분야김광태세율화바지 

 

외국계 은행인 체이스 맨해튼 은행이 고문 법률회사를 국내 최초 로펌이자 당시 선두였던 ‘김·장·리’ 대신 김앤장으로 바꾸면서 김앤장은 출범 후 10년 만에 드디어 국내 최정상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당시 김앤장은 외국인 변호사를 포함해 소속 변호사가 이미 20명을 넘어서며 계속적인 대형화를 추구한다. 

 

이 시기 국내 최초의 합작 투자인 대우자동차-GM 합작투자와 미국 최대통신사인 AT&T와 LG의 합작 광통신망 사업 등 산업 전반의 중요한 합작투자에 자문을 맡아 성사시킨다.  

 

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와 쌍용정유 (현 S오일)의 합작투자건 관련해서는 쌍용정유에 대한 직접투자로 방향을 선회시켜 합작을 성사 시켜 1992년 정부로부터 은탑산업훈장을 수여받기까지 한다. 

 

김앤장은 80년대 중반 한·미 지적재산권 보호 협상 타결 후 지적재산권 분야가 향후 ‘돈’이 될 것을 감지하자 이 분야에 적극 뛰어 든다. 당시 이미 일반 기업자문과 국제 법무 분야에서 국내 정상의 자리에 오른 김앤장이었지만 지적재산권 보호 분야에서는 ‘중앙국제 법률사무소’라는 지적재산권 전문 로펌에 뒤처지고 있었다.  

 

하지만 김앤장은 90년 대 중반 결국 지적재산권 분야에서도 경쟁자인 ‘중앙국제’를 앞지르고 거의 모든 분야를 독식하게 된다. 이시기 폴로, 리바이스, 캘빈클라인, 로이비통, 샤넬, 구찌 등 세계 유명 패션브랜드들이 김앤장을 법률자문으로 선임한다. 

 

90년대 후반 드디어 김앤장의 왕좌를 누구도 넘볼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으로 만들었던 엄청난 이벤트가 들이닥친다. 바로 IMF 외환위기 사태이다. 

 

국가의 몰락은 왕국의 기회 

 

지금은 대형 로펌에서 일반적이 된 ‘소속 변호사 해외연수제도’는 김앤장에서 처음 도입했다. 해당 제도를 이용해 로펌은 명문 해외 로스쿨과 선진 로펌 등에서 어학연수와 현지 변호사 자격증 취득은 물론 미래 고객들과의 친분도 쌓을 수 있고 필요시 본사에서 필요로 하는 현지 정보를 수집해 조달할 수도 있다. 

 

설립 후부터 당시 생소했던 기업자문 분야 그중에서도 국제거래를 주로 취급했기 때문에 이런 해외연수제도는 김앤장에게는 필수였다. 

 

IMF 외환위기는 그런 태생부터 남달랐던 김앤장에게 커다란 기회였다. 

 

김앤장은 IMF 위기 당시 국내 기업 최초의 해외 매각 사례인 ‘대상그룹 라이신(Lysine) 사업부분의 독일 바스프 (BASF) 매각’ 및 ‘삼성중공업 건설중장비 사업부분의 볼보 매각’ 등 거래를 성사시키는 등 기업의 구조조정에 앞장서게 된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국회에서는 김앤장의 문제점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당시 참석했던 전문가들도 김앤장이 지금의 막강한 영향력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에 대해 모두 ‘IMF 외환 위기’를 계기로 꼽았다. 

 

당시 토론에 참가했던 민변 창립자인 최병모 변호사는 “김앤장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특권적인 이익을 누린 재벌기업들과 연맹을 맺어 철저하게 그들의 이익을 대변한 결과, 재벌과 함께 급성장했다”고 주장했다. 

 

정의 없는 왕국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현 전략기획실)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지난 2007년 11월 26일 ‘삼성 경영권 세습 관련’한 기자회견에서 “삼성의 불법행위, 특히 불법적인 승계에 관련한 범죄행위에 대하여는 대부분 김앤장이 법률조언자 내지 대리인의 방식으로 관여했다”며 “김앤장은 삼성의 범죄행위를 축소 무마하고 그 대가로 막대한 보수를 지급받았다”고 폭로했다. 

 

IMF 외환위기 이후에는 국내 재벌 기업들의 규모가 이전보다 커지면서 지분의 한계 등으로 재벌 총수일가들의 계열사 지배권 장악이 힘들어지게 되자 김앤장은 외환위기 당시 밀접한 관계였던 삼성 같은 국내 재벌 기업의 총수일가 지배권 장악을 새로운 사업 아이템으로 삼는다.  

 

이뿐 아니라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를 통해 이익을 거뒀다는 지적을 받는 ‘론스타 먹튀 사건’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 ‘일제강제동원피해자 배상금 사건’ 등 외국 대기업들 관련 사건에서도 비난을 무릅쓰고 ‘돈이 되는 쪽’을 택한다. 

 

정의보단 ‘돈’을 선택한 듯 한 김앤장은 승률을 올리기 위해 단순한 법률 지식 뿐 아니라 인맥의 필요성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법률 외적 인재들을 영입하고 만들기 시작한다. 

 

그림자 정부(?)  

 

김앤장은 변호사 이외에도 변리사, 회계사, 세무사 등 수백 명의 전문 실무 인력이 포진해 있다. 이들은 사건의 내용과 규모에 따라 유기적으로 팀을 구성해 원스톱 토털 서비스 (One Stop Total Service)를 위한 팀플레이를 한다. 

 

이런 실무 인력 이외에도 영업과 로비 등을 위해 영입한 인사들이 존재한다. 보통 은퇴한 고위 공직자, 대기업 임원, 고위직 판검사, 유력 정치인과 유명 기업인 등이 고문 등의 역할로 영입되며 이런 고위직들은 퇴임 후에도 다시 고위 공직자나 각 분야 고위 임원으로 영전을 하게 되는 경우가 관행이라 이들의 입김은 법률 지식을 능가하는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인물이 김앤장 고문 출신이자 현 국무총리인 한덕수 총리이며 그는 김앤장이 법률대리를 맡은 ‘론스타 먹튀 사건’ 발생 당시 외환은행 매각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 총리는 김영삼 정부와 김대중 정부 당시 고위 관료를 거쳐 김앤장 고문을 맡은 후 다시 노무현 정부 국무총리, 이명박 정부 주미한국대사, 박근혜 정부 한국무역협회장을 역임했다. 그 후 다시 김앤장 고문을 맡다가 현재 다시 총리가 됐다.  

 

한 총리 이외에도 한승수 전 총리 등 많은 고위 공직자들이 김앤장의 고문을 맡았거나 맡고 있다. 김앤장 고문을 거쳐 고위 공직에 올랐던 권도엽 전 국토해양부 장관, 윤창번 청와대 미래전략수석 등은 현재도 김앤장 고문을 맡고 있다.  

 

고위공직 뿐 아니라 현재 임용되는 신임 판사 7명중 1명도 김앤장 출신이다. 김앤장 출신 판사 임용은 2018년 8.3%에서 지난해는 14.1% 으로 그 비율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정계와 법조계를 비롯해 진보와 보수 정부 가릴 것 없이 김앤장 출신들이 판을 치는 상황이 다보니 일각에서는 우리나라가 김앤장의 영향력 아래 있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제2의 IMF로 다시 도약 준비(?) 

 

IMF는 지난달 2023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0.3%하향 조정했으며 내년 성장률도 0.1% 하향했다. IMF 뿐 아니라 국내외 각종 지표에서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지난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더 어려워 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을 이미 예측한 김앤장은 지난해 11월부터 경제 전문가를 포함해 국내 최대인 100여 명 규모의 부동산 PF 위기대응 TF를 발족해 운영하고 있다. 

 

해당 TF는 부동산발 위기뿐 아니라 김앤장의 특기인 경제 전반의 다양한 리스크와 인수·합병·구조조정 등 이슈까지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BC 2세기 말 나온 중국고서 ‘한비자(韓非子)’의 ‘망장’편에서는 "망국의 전조는 다른 이에게 있어선 그들을 노릴 절호의 기회"라고 했으며 21세기 미국에서 출판된 ‘미국 문화의 몰락 (The Twilight of American Culture)’에서는 “선택된 소수에게는 국가의 몰락이 오히려 비즈니스에서 절호의 기회가 된다”라는 구절이 있다. 

 

‘대다수의 피해는 누군가에게 더 큰 이득이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는 해당 문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현재 이곳에서도 진행 중 듯 보인다.

 

법률닷컴 이서현 기자 

 

[연재 순서]

 

⓵ 법조계의 황태자 ‘김&장'...‘김광태세율화바지’ 

 

⓶ 법조계의 마이더스 ‘김&장’ 허와실 승소율은? 

 

⓷ 로펌계의 공룡 ‘김&장’ 미래에도 찬란한 꽃길만 걸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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