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이 법안!]'위안부 역사 왜곡 처벌법'..이번엔 통과 될까?

윤재식 기자 | 기사입력 2022/11/15 [15:11]

[어!이 법안!]'위안부 역사 왜곡 처벌법'..이번엔 통과 될까?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2/11/15 [15:11]

[기자 주] 민주화 이후 첫 국회인 지난 13대 국회에서 570건의 법안이 발의 된 이후 매 국회마다 의원 발의 법안 건수가 급증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는 총 2만3047개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최대 4만 건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많은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지만 그중 최종 처리되는 법안은 절반 수준도 안 되는 34.97% (20대 국회 기준)에 그치고 있다. 결국 많은 법안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계류되고 결국 폐기되고 있다는 말이다. 법률닷컴에서는 [어! 이 법안!]을 통해 발의되는 법안 중 우리 정치와 사회를 위해 꼭 처리됐으면 하는 법안들을 자세히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자유권규약 발효 1979년 이전에 발생한 위안부 문제를 유엔에서 거론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으며, 201512월 한일 외교장관 합의에 따라 최종적으로 불가역적인 해결을 봤다

 

일본 정부는 지난 1013~14일 진행된 유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위원회 (CCPR) 회의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배상과 공식 사과 등에 관한 진척 사항이 있느냐는 질문에 2년 전 제출한 답변을 그대로 되풀이 했다.

 

▲ 지난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역사 왜곡 처벌법 발의' 기자회견  © 윤재식 기자

 

이에 지난 4일 유엔 CCPR는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번 유엔 CCPR의 일본 정부에 대한 유감 표시는 일본의 자유권규약 이행 수준에 대한 심의 보고서를 통해 이루어졌다. 지난 2014년 위원회가 권고안을 통해 일본 정부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해야 한다는 내용의 연장선상이라고 평가 된다.

 

이렇듯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해 사과는 커녕 해결할 의지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가해자 입장인 이런 일본 정부의 의견에 동조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모욕하는 일이 국내에서도 빈번히 일어난다는 것이다.

 

▲2020년 국회에서 열린  위안부 기림의날 국회 행사에 참석한 전 정의연 이사장 윤미향 의원     ©윤재식 기자

 

특히 지난 2년여 간 이런 위안부 역사를 부정하는 단체들이 19921월부터 매수요일 마다 하루도 빠짐없이 일본 대사관 앞에서 벌어지는 일본군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를 방해하며 여는 혐오 조장 집회가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역사 왜곡 집회에도 이들을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돼 있지 않아 평화롭게 진행되던 수요집회는 2년 째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에 지난해 813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은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보호 지원 및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 (이하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을 대표 발의했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 단체인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출신인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공동발의자로 참여한 해당 개정안은 위안부 피해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관한 사실을 적시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해 피해자, 유족 또는 일본군위안부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에 관해 방송이나 기타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으나 학문 연구나 예술적 창작 목적을 위한 행위, 그 밖에 이와 유사한 목적을 위한 경우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예외 조항을 두기도 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측과 일부 학계 및 단체 등에서는 해당 법안이 역사를 획일화하고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반대에 부딪혀 아직도 처리되지 못한 채 국회에 계류되어 있다.

 

그럼에도 위안부 피해자법 개정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되어 오고 있으며 지난 1014일부터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을 위해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는 정의기억연대에서 진행한 위안부 피해자법 개정 촉구 서명 캠페인은 시작한지 한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개인 6634명과 국내외단체 141개 단체가 서명하는 등 법안 개정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었다.

 

▲ 국회 소통관에서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위안부 역사 왜곡 처벌법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발언하는 모습  © 윤재식 기자

 

이에 또다시 국회에서 위안부 역사 왜곡 처벌법이 지난 10일 발의되었다.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지난해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을 대표 발의한 인교진 의원 등 26명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무소속 김홍걸 의원 그리고 국민의힘에서도 이명수 의원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이번 발의된 법안 역시 지난해 인교진 의원이 발의했던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개정안과 같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인 또는 왜곡하거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를 웨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으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관하여 방송이나 기타 출판물 또는 정보통신망 등을 이용하여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자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법안이 발의되던 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들은 현행 제도로는 피해자와 유가족을 보호하고 역사 부정 세력을 처벌하기에 많은 한계가 있다면서 평균나이 94세로 고령에 접어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나 유가족이 일일이 형법이나 정보통신망법 등을 통해 권리피해를 구제하고 사실을 바로잡기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상당수 피해자들은 유가족이 존재하지 않아 사자명예훼손죄를 물을 수도 없다고 법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법안 발의 취지에 대해서는 미래세대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을 심어주고 약자에 대한 혐오 확산을 멈추기 위해서라도 일본군 위안부피해자에 대한 인권 침해 및 명예훼손과 허위사실 유포 행위를 더욱 강력하게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법안 역시 지난해 인교진 의원의 발의한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에서 크게 달라진 것 없는 내용이라 역사 획일화’, ‘표현의 자유 침해등 같은 반대 이유에 부딪힐 것으로 보여 실질적으로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법률닷컴 윤재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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