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1600억대 코인사기 재판...국민 법 감정에는 어떻게 비출까?

임새벽 기자 | 기사입력 2022/09/27 [12:21]

[기자의 눈] 1600억대 코인사기 재판...국민 법 감정에는 어떻게 비출까?

임새벽 기자 | 입력 : 2022/09/27 [12:21]
코인 시장이 혼탁하다. 비트코인은 1년여 만에 6만불 수준에서 2만불 아래로 1/3토막이 났다. 이런 가운데 다양한 유형의 코인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테나·루나 사태와 관련해서는 50조원 이상의 피해 금액이 발생했다. ‘브이글로벌 사건’과 관련해서는 2조원대 피해액과 최소 5만명 규모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사회불안을 야기하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코인사기 범죄에 대해서는 법이 정하고 있는 최대한의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기승을 부리는 코인사기 사건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1600억 원대 코인사기 사건에 대한 사법적 판단이 임박하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빗썸의 실질적 소유주인 이정훈 전 이사회 의장의 형사 재판과 관련해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사진=법률닷컴)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10월경 ‘빗썸코인(BXA)'을 발행해 빗썸에 상장시키겠다고 피해자를 기망하여 미화 약 1억 달러(약 1120억 원) 등 1600억 원을 편취한 혐의로 불구속인 상태에서 지난해 7월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형사 사건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가 진행하고 있다. 재판부는 지난 9월 13일 16차 공판에서 최후 변론을 오는 10월 25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시작된 해당 사건의 사법적 판단이 머지않은 시간에 내려지는 것. 
 
문제는 그동안 해당 공판을 1년 넘게 계속해서 지켜본  눈으로 평가했을 때 피고인 측이 국민 법 감정과는 거리가 멀게 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는 점이다. 물론 형사 재판의 피고인에게는 당연히 무죄 추정의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또한, 피고인은 억울하다고 한다면 무죄 입증을 위해 총력을 다한다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해당 공판과정에서 피고인 측은 명백한 공소사실에 대해서조차 부인으로 일관했다. 여기에 더해 피고인 측 증인들은 진실은 가리고 피고인에게 유리한 기억만 쏟아냈다. 피고인 측 변호인단의 치밀한 재판 전략의 결과물일 것이다. 이해한다. 그럼에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건 피고인 측이 사기 범행으로 얻은 그 수익으로 법망을 빠져나가려고 하는 것은 아닌가 하기 때문이다. 
 
국민 법 감정으로 보았을 때 어떤 범행으로 피해를 입혔다고 한다면 그 피해 회복을 최대한 돕는 게 상식일 것이다. 하지만 이 전 의장은 그동안 진행된 공판과정에서 이 같은 상식과는 상당한 거리를 보였다. 피해 회복과 관련해서는 그 어떤 성의도 보이지 않고 오로지 법망을 빠져나가려고만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전 의장 변호인단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전 서울고등법원 판사 출신 장철익 변호사, 법원장 출신의 한승 변호사, 현재는 사임한 법무법인 태평양 허철호 변호사 등 20여명에 이른다. 문제는 이들이 자신들의 법 지식으로 이 전 의장의 1600억원대 코인사기 사건의 진실을 가리는데 몰두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피고인 측 증인 심문절차 과정에서 나온 몇몇 증인들의 증언은 신뢰하기 힘들었다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에 주요 정황에서 믿기 어려운 증인들의 답변은 피고인 측과 치밀한 조율 과정을 거쳐 나온 것은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가지기에 충분했다. 
 
또한, 이들중 몇몇은 이정훈 전 의장의 사기 혐의에 일조한 거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법정 태도에서 그 책임을 지고자 하는 자세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오로지 이 전 의장이 받고 있는 혐의를 벗어주기 위한 충성경쟁에 총력을 다하는 것으로 보였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볼법한 재벌가 형사 재판의 전형적인 모습인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증인들의 태도와 피고인 측의 태도가 바람직 하느냐다. 기자의 시각으로는 법 기술자들이 현란한 기교로 재판장의 잘못된 판단을 유도하고자 하는 얄팍한 셈법만 도드라져 보일 뿐이다. 
 
결국 빗썸홀딩스 이상준 대표, 피해자측과 빗썸 매각 관련 협상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최 대열 이사, ‘이정훈의 빗썸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회사’인 BTHMB홀딩스의 황노아(황성환) 이사의 법적 증언은 재판부의 신뢰를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본다. 두 손바닥으로 햇볕을 가릴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피고인 측이 피해자의 입장을 한 번이라도 헤아렸다면 어땠을까? 그것이 피고인 측과 피해자 양측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기 때문이다.
 
피고인 이정훈의 공판은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앞으로 공판은 한 기일 정도만 더 열리면 심리는 마무리될 것이다. 그럴수록 재판부는 진실을 밝히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될 것으로 본다. 재판부의 그 같은 노력을 바탕으로 해 이번 사건이 혼탁한 코인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법률닷컴 임새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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