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직원들, 아부다비 투자청 입찰참여설에 기대감 증폭(?)

은태라 기자 | 기사입력 2021/06/14 [11:05]

대우건설 직원들, 아부다비 투자청 입찰참여설에 기대감 증폭(?)

은태라 기자 | 입력 : 2021/06/14 [11:05]
대우건설 매각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대우건설 노조가 투쟁의 결실을 볼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 대우건설지부(이하 노조)가 11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산업은행 M&A 컨설팅실에 대우건설 매각 진행 관련 공문을 발송하고 투명한 매각절차 진행을 요구했다.
 

   KDB산업은행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다. 지난 2019년 6월 모회사인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지분 2억1093만여 주(50.75%)를 1조3606억 원에 인수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 주간사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증권과 산업은행 M&A 컨설팅실을 선정하고 매각을 본격화했다.
 
현재 대우건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으로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DS네트웍스 컨소시엄, 중흥건설, 중국 최대 건설사 중국건축공정총공사, 아부다비투자청,  IMM PE 등이 거론되고 있다.
 
노조는 공문을 통해 "KDB인베스트먼트가 다수의 업체들에게 6월 중 구속력 있는 인수 의향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으며, 빠르면 7월 중 늦어도 8월 중에는 우선협상대상자가 정해질 것이라는 예상 보도를 하고 있다"면서 매각 주관사 2곳에 서면 답변을 요청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내용은 ▲인수 의향사들과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 시점과 제공한 자료의 범위 ▲아부다비투자청이 산업은행, KDB인베스트먼트 또는 매각 주관사를 통해 제안한 내용 ▲매각절차 및 일정 계획 ▲인수희망 회사들의 국내 및 국외 실사계획과 그 범위 ▲대우건설의 지속 건전한 경영을 위하여 고려하고 있는 매수자의 자격/계약조건 사항 ▲대우건설 매각시, 임직원 의견반영을 위한 협의 시점 등이다.
 
앞서 지난 2일 노조는 여의도 산업은행 후문에서 "대우건설 밀실매각, 졸속매각, 투기자본 결사반대"를 외치며 "건설산업 발전은 뒷전, 인센티브에 눈먼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는 각성하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노조는 "지금의 대우건설 매각에 있어 대우건설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와 일자리 지키기 등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고려는 없다"면서 "정책금융기관에게 성공적 매각이란, 해당 기업이 안정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이 될 수 있도록 과정과 절차 그리고 매각의 조건을 꾸려 매각함으로써, 해당 기업이 지속 발전하고 국내 산업발전에 기여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산업은행은 성공적 매각을 위해 매각을 원점에서 부터 재검토하고, 대우건설 임직원들과 선 대화를 통하여 대우건설의 지속경영 가능성을 높이고 지속 발전할 수 있는 매각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라면서 "이런 고민의 결과가 매각의 과정에 반영되고 녹아 들어갈 때 진정한 기업경영 의지가 있는 인수자가 대우건설의 매각에 진정성을 가지고 참여할 수 있을 것임을 믿는다"고 밝혔다.
 
한편 대우건설 내부적으로는 아부다비투자청의 입찰참여설에 자조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자신들이 동네 건설사라고 두어 수 아래에 두고 있는 중흥건설 입찰참여설에 자존심이 구겨진 상황에서 그나마 체면치레는 한다는 시각이다. 
 
다만 아부다비투자청의 인수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해외건설에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대우건설의 알짜배기만 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우건설 내부 분위기는 중흥건설보다는 차라리 아부다비투자청의 적극적인 입찰참여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10여 년간 산업은행의 매각을 둘러싼 횡포에 속앓이를 해온 대우건설 직원들의 마지막 남은 프라이드인 셈이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이 매각을 순리적으로 풀어가기 위해서는 대우 임직원들에게 진행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야만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다. 
 
영화 <베테랑>에서 한 번 꽂힌 것은 무조건 끝을 보는 광역수사대 소속의 행동파 ‘서도철’(황정민)이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외치는 말이다.
 
“야! 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법률닷컴 은태라 기자
 
  • 도배방지 이미지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