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거동이 어려운 와상환자를 3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요양보호사 2명에게 법원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정기적인 체위 변경과 환자 상태 확인은 요양보호사의 기본적인 업무상 의무라며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했다.
울산지방법원 형사단독 배온실 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요양보호사 A씨에게 금고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함께 재판에 넘겨진 요양보호사 B씨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울산의 한 노인요양원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요양보호사이며, B씨는 2024년부터 같은 요양원에서 근무했다. 피해자인 83세 여성은 2017년부터 이 요양원에 입소해 생활하던 와상환자로, 스스로 자세를 바꾸기 어려운 상태였다.
사고는 2024년 9월 24일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오후 6시 32분께 피해자의 기저귀를 교체한 뒤 측위 자세로 눕히면서 등 뒤에 베개를 받쳐 자세를 유지하도록 했지만, 몸이 앞으로 쏠리지 않도록 위쪽 다리의 무릎을 구부리는 등 필요한 안전조치는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와 B씨는 오후 10시 5분까지 약 3시간 30분 동안 피해자의 체위를 변경하거나 건강 상태를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피해자의 몸이 앞으로 기울면서 얼굴이 베개와 침대 사이에 묻혀 질식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같은 날 오후 10시 45분 숨졌다.
재판부는 "와상환자의 경우 욕창 예방과 안전을 위해 2시간 이내에 체위를 변경하고 자세가 무너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며 "피고인들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아 피해자가 질식사에 이르게 됐다"고 판단했다.
A씨에 대해서는 "사고 당시 피해자를 주로 담당하면서 측위 자세를 변경할 때 적절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이 사망이라는 결과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업무상 과실이 결코 가볍지 않고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 유족을 위해 1,000만원을 공탁한 점 등을 고려해 형의 집행을 유예했다.
B씨에 대해서는 "A씨의 지시를 받아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체위를 변경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에게 동종 범죄 전력이 없고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참작해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은 노인요양시설에서 거동이 어려운 입소자에 대한 정기적인 체위 변경과 상태 확인 의무를 소홀히 할 경우 형사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분명히 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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