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이 세무서비스 전반으로 확산되는 가운데 직역 간 갈등보다 납세자의 권익을 중심으로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제기됐다.
사단법인 한국납세자연대와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은 2일 국회의원회관 제6간담회의실에서 'AI 시대, 납세자 권익 보호를 위한 세무서비스의 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열고 AI 시대에 걸맞은 세무서비스 발전 방향과 제도 개선 과제를 논의했다.
김한규 의원은 인사말에서 "이번 세미나는 특정 직역이나 업권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국민과 납세자의 권익을 중심으로 미래 세무서비스를 고민하는 자리"라며 "AI와 디지털 기술이 납세자의 권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변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국민의 입장에서 소비자 중심의 세무서비스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좌장을 맡은 나성길 한국조세연구포럼 초대 학회장은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납세자의 권리 보호를 중심에 둔 합리적인 대안 마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장의 경험과 정책 과제가 충분히 공유돼 미래 세무서비스를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직역보다 납세자 권익이 우선"
발제를 맡은 남우진 한국납세자연대 회장은 AI와 디지털 기술의 확산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며 세무서비스 논의 역시 직역 간 이해관계가 아닌 납세자 권익을 중심으로 재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 회장은 "세무서비스의 출발점은 특정 직역이 아니라 납세자의 재산권 보호"라며 "불필요한 세금을 내거나 환급받을 권리를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는 것이 국가와 제도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그는 AI 기반 세무서비스가 프리랜서와 플랫폼 노동자, 영세 자영업자 등 기존 세무서비스 접근성이 낮았던 계층의 선택권을 확대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책임 주체의 명확화와 개인정보 보호, 광고 기준 마련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한 과제로 ▲전문영역과 정보제공 영역의 합리적 구분 ▲책임 주체 명확화 ▲개인정보 보호 원칙 확립 ▲세무서비스 광고 가이드라인 마련 ▲정부·국회·전문직·플랫폼·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상시 협의체 구성을 제시했다.
"플랫폼 역할 인정하되 책임성과 신뢰 확보해야"
토론에서는 AI 기반 세무서비스의 긍정적인 기능과 함께 신뢰성과 책임성 확보 필요성도 함께 제기됐다.
박인호 전 강남세무서장은 "플랫폼 기업들이 프리랜서와 영세사업자의 세무서비스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며 "국세청의 디지털 서비스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부 경정청구가 충분한 요건 검토 없이 대량 접수돼 행정 부담을 초래한 사례를 언급하며 "플랫폼 역시 정확성과 책임성을 높이고 과장 광고보다 신뢰 기반 서비스를 구축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손지혜 전자신문 기자는 "AI 기반 세무서비스는 세무 사각지대에 있던 납세자의 정보 접근성을 높여주는 기술적 보조수단으로 기능해 왔다"며 "소비자의 선택권과 정보 접근권을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 혁신을 위축시키는 규제보다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이라며 AI 세무서비스 광고 가이드라인과 민관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규제보다 공존, 소송보다 사회적 대화"
구태언 법무법인 린 변호사는 AI 시대 전문서비스의 핵심 과제로 '공존'을 제시했다.
구 변호사는 "혁신을 허용할지 막을지를 따질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드는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며 "미국과 영국 등은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혁신과 소비자 보호를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시대에는 세무사의 역할을 국민의 관점에서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며 "광고 역시 형벌 중심 규제보다 명확한 가이드라인과 자율규제를 통해 예측 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AI 시대 제도 정비 필요성에는 공감했다.
기획재정부 이예솔 사무관은 "AI 활용이라는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세무사법 취지와 납세자 보호를 함께 고려한 제도 논의가 필요하다"며 "현장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제도 개선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중소벤처기업부 박현 서기관은 "고소·고발 중심의 해결보다 정부와 플랫폼, 전문직역, 소비자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AI 세무서비스 광고 가이드라인도 이러한 논의 구조 속에서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납세자연대는 이번 세미나가 AI 시대 세무서비스를 둘러싼 논의를 직역 갈등이 아닌 납세자 권익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첫 공론장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참석자들은 AI 시대 세무서비스의 핵심 과제가 규제 강화가 아닌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 설계와 지속적인 사회적 대화라는 점에 공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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