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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흉기를 소지하고 길거리를 배회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우범자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서영준)는 지난달 30일 폭행, 재물손괴, 주거침입,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이하 폭처법)상 우범자 혐의 등으로 기소된 A 씨 (65)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A 씨는 지난 2024년 7월 아파트 이웃 주민 B 씨로부터 폭행당해 머리에 상처를 입은 뒤 식칼을 소지한 채 인근을 배회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같은 해 5월에는 금전적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형수를 폭행하고 형수 소유 항아리 뚜껑을 깨뜨리는 등 다른 혐의도 받았다. B 씨는 특수상해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됐다.
1·2심은 A씨의 모든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다수 동종 전력과 누범 기간 중 범행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폭처법상 우범자 혐의 부분에 대해 “위험한 물건의 휴대란 범죄 현장에서 사용할 의도 아래 소지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단순 소지만으로는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다고 추정할 수 없다”고 원심 판단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공소사실에 A씨가 식칼을 휴대해 폭처법상 어떤 범죄의 고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기재가 전혀 없고, 수사기관이나 원심에서 그에 관한 별다른 진술도 없었다”며 “합리적 의심 없이 혐의가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행 폭처법 제7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한 사람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은 단순히 흉기를 소지했다는 객관적 사실만으로는 우범자죄를 적용할 수 없으며, 범행 의도(고의)를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번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파기환송된 우범자 혐의 부분은 전주지법에서 다시 심리될 예정이다.
법률닷컴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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