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장기간 부양하지 않거나 학대하는 등 이른바 '패륜 행위'를 한 상속인에게도 일률적으로 유류분을 인정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법적 기준이 바뀌게 됐다. 대법원이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취지를 반영해 개정 민법을 기존 진행 중인 사건에도 적용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향후 유류분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지난 25일 유언무효확인 등 사건(2025다219693)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번 사건은 공동상속인들이 다른 공동상속인을 상대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 피고는 원고들이 오랜 기간 부모를 방치하며 부양 의무를 저버렸고 재산까지 횡령하는 등 패륜 행위를 했기 때문에 유류분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은 20년 이상 부모를 실질적으로 부양하면서 회사 운영을 통해 재산 유지와 증가에 기여한 만큼 이러한 특별한 기여 역시 유류분 산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맞섰다.
그러나 1·2심은 헌법재판소가 구 민법 조항의 계속 적용을 명한 만큼 당시 법률을 적용할 수밖에 없다며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헌법재판소가 위헌성을 지적한 부분인 ▲패륜 상속인의 유류분 상실 규정이 없는 부분 ▲기여분을 유류분 산정에 반영하지 않은 부분은 사실상 적용이 중지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이미 법원에서 재판이 진행 중이던 이른바 '병행 사건'에는 헌법불합치 결정의 소급효가 미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올해 3월 17일부터 시행된 개정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결론이다.
개정 민법은 상속인이 피상속인에 대한 부양 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심히 부당한 대우를 한 경우 유언집행자 또는 공동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새롭게 규정했다. 또한 부모를 장기간 부양하거나 재산 유지·증식에 특별히 기여한 경우에는 보상적 증여 등을 유류분 산정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했다.
다만 이러한 상속권 상실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정법원 절차를 거쳐야 한다.
개정 민법 부칙에 따르면 법 시행 이전부터 상속권 상실 사유를 알고 있던 공동상속인은 시행일인 2026년 3월 17일부터 6개월 이내인 오는 9월 16일까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야 한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단순히 한 사건의 결론을 넘어 헌법재판소의 유류분 제도 개선 취지를 기존 진행 중인 사건에도 폭넓게 적용한 첫 대법원 판단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 따라 헌법불합치 결정 당시 계속 중이던 유류분 사건에서는 패륜 행위와 부모 부양 여부, 재산 형성에 대한 특별한 기여 등이 유류분 판단의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전망이다.
#대법원 #유류분 #상속 #유언무효 #민법개정 #헌법재판소 #헌법불합치 #상속권상실 #패륜상속인 #부양의무 #기여분 #신숙희대법관 #법원판결 #유류분반환 #법률뉴스
<저작권자 ⓒ 법률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댓글
|
많이 본 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