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대, 행·의정 감시 네트워크, 투기자본감시센터가 의정부 아일랜드캐슬 계약금 몰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23일 오후 의정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국계 법인이 국내 법인을 상대로 계약금 200억 원을 몰취했다는 의혹에 대해 신속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일랜드캐슬은 경기 의정부시 장곡로 22에 있는 호텔 객실 101개와 콘도 531호실, 온천시설이 있는 복합리조트다.
피해회사인 H사에 따르면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액티스 그룹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 어퍼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는 2016년 법원 경매를 통해 약 440억 원에 아일랜드캐슬을 낙찰받았다.
이 법인은 2019년부터 국내 법인들을 상대로 아일랜드캐슬 매각을 추진했다. H사도 매수 협의에 참여한 국내 법인 중 한 곳이다.
H사 측은 외국계 법인이 생활형숙박시설 전환 가능성과 대출 실행 가능성을 설명하며 매매계약 체결을 유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H사 측에 따르면 당시 외국계 법인 측은 아일랜드캐슬 리조트 내 콘도 531호실을 개별 분양할 수 있는 생활형숙박시설로 용도변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외국계 법인 측이 신청한 용도변경은 부결됐지만, 이는 법률이나 규정상 불가능해서가 아니라 홍콩계 펀드라는 점에서 이른바 ‘먹튀’ 논란이 우려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는 것이 H사 측 주장이다.
H사 측은 외국계 법인 측이 “국내 법인이 신청하면 확실하게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매매계약 이후 대출이나 용도변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계약을 종료하고 계약금을 반환받을 수 있다는 말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외국계 법인 측이 생활형숙박시설로의 용도변경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법률의견서를 제공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H사는 2021년 4월 외국계 법인과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생활형숙박시설 전환에 필요한 서류를 요청했지만 관련 서류가 제때 갖춰지지 않아 전환 절차에 차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H사 측은 외국계 법인이 이후 중도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200억 원을 몰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H사는 이 사건이 단순한 매매계약 분쟁을 넘어 외국계 자본의 자금 편취와 해외 반출 의혹이 제기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H사의 주장이 민사소송에서 모두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다. H사가 외국계 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1심 재판부는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고,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항소심 재판부는 제1심 판결을 일부 변경해 피고 외국계 법인이 원고인 H사에 53억4941만4520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환 대상은 계약금 200억 원 중 일부인 40억 원, 중도금 10억 원, 부가가치세 반환분 3억4941만4520원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는 H사가 계약을 이행하지 못한 데에는 생활형숙박시설로의 용도변경이 이뤄지지 못한 점이 사실상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생활형숙박시설로의 용도변경이 중도금 지급을 위한 필수 전제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도 봤다.
재판부는 용도변경이 매매계약 교섭 과정에서 담보대출을 위한 주요 수단으로 논의됐고, 피고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계약금 완납 이후 일정 기간 피고의 협조의무 이행이 다소 미흡했다고도 봤다.
재판부는 피고의 협조의무 지연 때문에 용도변경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다. 계약금 몰취 사유 자체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항소심 재판부는 계약금 몰취 약정을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보고, 몰취 가능한 금액을 계약금과 부가가치세 합계액의 8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H사 측은 항소심 일부 승소가 외국계 법인 측 책임이 일부 인정된 결과라고 보고 있다. 기망 여부와 자금 해외 반출 의혹은 형사수사를 통해 별도로 규명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이 사건은 호텔을 인수해 되팔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H사가 리조트를 인수하기 위해서는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대출을 위해서는 용도 전환이 필요했는데 전환이 이뤄지지 않아 200억 원이 몰취된 사건”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단순히 국내 기업만 손해 보는 문제가 아니라 외국 투기자본의 국내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발생한 의혹”이라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김선홍 행·의정 감시 네트워크 대표는 “이 사건 의혹 중 하나는 생활형숙박시설 전환 여부”라며 “관련 인허가의 행정 절차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거나 극히 제한적이었다면 이 사실이 계약 과정에서 어떻게 설명됐고 확인됐는지 검증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상대방을 오인하게 만들었다면 매우 심각한 문제”라며 “민사소송과 형사수사는 목적과 기능이 다르다”고 했다.
이어 “상고심이 먼저 확정될 경우 피해 회복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검찰이 사건의 중대성을 인식하고 신속히 결과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정부와 국회도 외국계 자본이 대규모 부동산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저작권자 ⓒ 법률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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