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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전합 “운전자 바꿔치기 방조한 음주운전자도 범인도피방조죄 성립”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6/19 [11:33]

대법 전합 “운전자 바꿔치기 방조한 음주운전자도 범인도피방조죄 성립”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6/19 [11:33]

▲ #음주운전 #음주단속 #경찰 #교통경찰 #운전 #음주     ©법률닷컴

 

음주운전 사고 뒤 동승자가 운전자인 척 허위 진술하도록 사실상 도운 운전자에게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8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및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기소된 A씨 사건 상고심에서 대법관 8명의 다수의견으로 피고인의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3년 5월 전북 전주시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 당시 조수석에 타고 있던 친구는 경찰관에게 자신이 운전했다고 허위로 진술하고 음주측정에도 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이 같은 ‘운전자 바꿔치기’를 용이하게 했다고 보고 음주운전 혐의와 함께 범인도피방조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범인 스스로가 자신을 위한 타인의 허위 자백이나 허위 진술을 돕는 행위를 정당한 방어권 행사로 볼 수 있는지, 아니면 방어권 남용으로 보아 범인도피방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였다.

 

1심과 2심은 모두 A씨에게 유죄를 인정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도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대법원 다수의견은 “범인을 위해 타인이 허위로 자백해 범인도피죄를 범하는 것을 범인 스스로 방조하는 경우, 이는 방어권 남용으로 범인도피방조죄가 성립한다는 현재 판례 법리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범인이 자신 대신 형사처벌을 받을 허위 범인을 수사기관에 내세우는 이른바 ‘범인 조작형 도피행위’는 진범의 존재를 감추고 수사 방향을 왜곡시켜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또 범인의 가담 형태가 교사인지 방조인지에 따라 처벌 여부를 달리할 수 없다고 봤다. 허위 범인을 내세워 진범 발견을 방해하는 행위는 교사든 방조든 형사사법 질서를 해칠 위험이 크다는 취지다.

 

다만 대법관 5명은 반대의견을 냈다. 반대의견은 “범인도피죄는 범인을 비호하는 제3자의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일 뿐, 스스로 도피하는 범인을 처벌하는 규정은 아니다”라며 “범인이 자신의 도피를 위해 타인의 범인도피 범행을 방조했더라도 원칙적으로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다수의견은 A씨가 음주운전 진범임에도 친구의 허위 운전자 진술을 용이하게 해 진범 발견을 방해했고, 이로 인해 형사사법 작용에 중대한 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했다고 봤다.

 

이번 판결은 범인도피죄와 관련해 방어권 남용 법리의 의미와 적용 범위를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구체적으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음주운전 사고 이후 반복적으로 문제 되는 ‘운전자 바꿔치기’ 행위에 대해 범인 본인도 방조 책임을 질 수 있음을 명확히 한 판결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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