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통해 자살을 부추기고 미성년자를 유인한 뒤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 피고인에게 항소심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특히 법원은 가출한 미성년자를 경찰에 신고하지 않은 채 약 7시간 동안 주거지에 머물게 한 행위도 '실종아동 미신고 보호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수원고등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조효정)는 자살방조, 자살방조미수, 미성년자유인, 실종아동등의보호및지원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2년간 보호관찰을 명했다. 다만 전자장치 부착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항소심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SNS 오픈채팅방에서 자살을 고민하던 미성년자 B양에게 헬륨가스를 이용한 자살 방법을 설명하며 자신의 주거지로 유인했다. 이후 B양이 가출해 A씨의 집으로 오자 수면유도제와 감기약, 술 등을 제공하고 함께 동반자살을 시도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행히 B양은 부모의 실종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쟁점은 A씨가 약 7시간 동안 B양을 자신의 집에 머물게 한 행위가 실종아동법상 금지된 '미신고 보호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심은 "보호"의 의미를 좁게 해석해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최근 선고된 대법원 판결(2025도19813)의 기준을 적용해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종아동법상 보호행위 여부는 실종아동에게 생활의 기본요소를 제공해 생명·신체·건강에 위험이 미치지 않도록 하는 행위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가출 사실을 알면서도 음식과 거주 공간을 제공했고, 부모의 위치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전화를 끄도록 지시했으며, 이로 인해 경찰의 발견이 지연됐다는 점을 주목했다. 이에 따라 A씨의 행위가 실종아동의 조속한 발견과 가정 복귀를 저해하는 미신고 보호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또한 항소심은 자살방조미수 혐의도 인정했다. 재판부는 자살방조죄는 자살행위 자체가 실행되지 않았더라도 방조행위가 실행되면 미수범이 성립한다고 보았다. A씨가 자살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자살 도구를 준비했으며 장소와 수단을 제공한 점 등을 근거로 자살방조 실행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한 피해자는 실제 사망에 이르렀고, 또 다른 미성년 피해자에게도 적극적으로 자살을 권유하며 실행을 주도했다"며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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