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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사고 현장 피하려다 발생한 사망사고…재판부 “주의의무 위반 없어”

이재상 기자 | 기사입력 2026/06/10 [05:17]

1차 사고 현장 피하려다 발생한 사망사고…재판부 “주의의무 위반 없어”

이재상 기자 | 입력 : 2026/06/10 [05:17]

▲ 판결문의 이해를 돕기 위한 상황도        이미지 생성 =챗GTP  

 

도로에 떨어진 철제 구조물을 피하기 위해 차선을 변경하다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운전자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사고 상황이 운전자가 예견하기 어려운 범위에 있었고, 제한속도도 준수한 만큼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전주지법 정읍지원 형사1단독 정성화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15일 오후 8시 19분께 전북 부안군의 한 교차로 인근 도로에서 스포티지 차량을 운전하던 중 도로 위에 서 있던 B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는 앞서 발생한 경미한 접촉사고에서 비롯됐다. B씨는 1톤 트럭과 접촉사고가 발생하자 차량을 정차한 뒤 사고 현장을 확인하기 위해 차에서 내려 트럭 인근에 서 있었다.

 

당시 뒤따라오던 A씨는 사고 충격으로 도로에 떨어진 철제 구조물을 발견하고 이를 피하기 위해 2차로에서 1차로로 차선을 변경했다. 그러나 차선을 바꾸는 순간 구조물 인근에 서 있던 B씨를 발견했고, 충돌을 피하지 못했다.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숨졌다.

 

검찰은 A씨가 전방주시 의무를 다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한국도로교통공단의 사고분석 결과를 근거로 “피해자가 트럭과 철제 구조물 사이에 위치해 있었고, 야간 상황에서 구조물에 가려져 피고인이 피해자를 발견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또 “사고 당시 도로의 제한속도는 시속 80㎞였으나 피고인은 시속 68~71㎞ 수준으로 운행해 제한속도를 준수했다”며 “그 밖에 피고인이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자동차 운전자의 주의의무는 통상적으로 예견 가능한 위험에 대비해 사고를 회피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요구된다”며 “이 사건은 피고인이 예견하거나 회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범죄사실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판결은 교통사고 형사책임 판단에서 운전자의 과실 여부뿐 아니라 사고 당시의 도로 환경과 위험 예견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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