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을 몰래 촬영한 불법촬영범을 현장에서 붙잡아 폭행한 40대 여성이 결국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피해자의 분노와 범행 경위는 충분히 이해되지만, 폭행의 정도가 정당방위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방법원 형사4단독 석동우 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40대·여)씨에게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2024년 12월 8일 새벽 경남 창원시 성산구의 한 건물 여자 화장실에서 자신의 모습을 몰래 촬영하던 20대 남성 B씨를 발견한 뒤 얼굴을 수차례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 결과 B씨는 당시 불법 촬영 범행을 저질렀으며, 이미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혐의로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은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집행유예 기간 중 또다시 같은 범행을 저지른 셈이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폭행 사실을 부인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가 수사기관과 법정에서 폭행 피해 사실을 일관되게 진술한 점과 사건 직후 경찰 기록, 병원 진단서 등을 종합해 폭행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부는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B씨가 형사처벌 위험을 줄이기 위해 A씨와의 합의가 절실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폭행 피해를 허위로 꾸며냈을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쟁점은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A씨 측은 불법 촬영 범인의 도주를 막기 위한 행위였고 피해자로서 자구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B씨가 촬영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있는 상황에서 A씨는 다리로 출입구를 막아 도주를 방지할 수 있었다”며 “그 수준을 넘어 얼굴 부위를 15~17회가량 폭행한 것은 경위와 횟수, 정도에 비춰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정당방위나 법정 절차에 의한 권리구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허용되는 자구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부합하는 정당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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