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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 패소…대법 “노란봉투법 시행 전엔 원청 책임 제한”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5/22 [03:05]

HD현대중공업 하청노조 패소…대법 “노란봉투법 시행 전엔 원청 책임 제한”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5/22 [03:05]

▲ #조희대 #대법원 #전원합의체   ©법률닷컴

 

대법원이 HD현대중공업 사내하청 노조가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에서 원청의 손을 들어주며,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 사안에 대해서는 원청의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하청노조와 원청 간 교섭권 문제를 둘러싼 노동계·재계 갈등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1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사내하청지회가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단체교섭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노란봉투법 시행 이전 구 노동조합법이 적용되는 사건에서는 기존 법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쟁점은 원청인 HD현대중공업이 하청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사용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였다. 올해 3월 시행된 개정 노동조합법, 이른바 ‘노란봉투법’은 사용자 범위를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자”까지 확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사건이 법 개정 이전인 2016년 단체교섭 요구를 둘러싼 사안인 만큼 기존 판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다수 의견을 낸 대법관들은 “단체교섭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는 근로자와 명시적 또는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를 맺고 있는 자로 봐야 한다”며 1986년 판례를 유지했다. 또 “원청이 부당노동행위의 주체가 될 수 있다는 점과 단체교섭 당사자로서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개정 노동조합법 시행 이전 사건에 대해 사실상 노란봉투법과 유사한 법리를 새로 만들어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입법자가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향후 사건은 개정법 취지에 맞춰 새롭게 판단하면 충분하다는 취지다.

 

반면 오경미·이흥구·신숙희·마용주 대법관은 반대 의견을 통해 “원청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다면 단체교섭 의무를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헌법상 노동3권 보장을 위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존 법리 변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판결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처음 나온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CJ대한통운, 현대제철, 한화오션, 백화점·면세점 노조 등 유사 사건들도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어 후속 파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금속노조는 판결 직후 “하청 노동자의 현실을 외면한 결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HD현대중공업 측은 “법원 판단을 존중하며 향후 성실하게 교섭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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