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평화운동가였던 고 김복동 할머니의 뜻을 기리는 ‘김복동상’ 첫 공동 수상자로 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와 재일조선인 인권활동가 신숙옥 씨가 선정됐다.
비영리민간단체 ‘김복동의 희망’과 ‘김복동 100세 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2026년 김복동 할머니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정한 ‘김복동상’의 첫 수상자로 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와 재일조선인 3세 인권활동가 신숙옥(辛淑玉) 씨를 공동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복동상’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 생존자이자 평생 인권·평화 운동에 헌신한 김복동 할머니(1926~2019)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계승하기 위해 제정됐다. 추진위원회는 “전쟁과 차별에 맞서 싸우는 생존자와 활동가, 단체를 발굴하고 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특히 상금은 김복동 할머니의 생애를 기억하는 시민 400여 명의 후원금과 ‘김복동의 희망’ 특별기부금으로 마련돼 의미를 더했다.
공동 수상자인 팔레스타인인권센터(PCHR)는 1995년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에서 설립된 대표적 인권단체다. 이 단체는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발생한 인권 침해와 전쟁범죄를 감시·기록하고 국제사회에 이를 알려왔다.
또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과 민간인 피해자들을 위한 법률 지원과 상담 활동을 이어왔으며,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한 국제법적 대응에도 참여해 왔다.
심사위원회는 “수십 년간 팔레스타인 전쟁범죄 피해자들의 인권을 위해 헌신해 온 활동을 높이 평가했다”며 “김복동 할머니가 꿈꿨던 평화의 메시지가 가장 참혹한 전쟁 현장인 가자지구까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또한 “일본군 성노예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렸던 김복동 할머니의 용기가 오늘날 가자지구 성폭력 피해자들에게도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수상자인 신숙옥 씨는 일본 도쿄 출생의 재일조선인 3세로, 일본 사회에서 반차별·인권 운동을 이어온 대표적 활동가다.
그는 1990년대부터 외국인 인권과 소수민족 문제를 공론화해 왔으며, 2000년에는 이시하라 신타로 당시 도쿄도지사의 차별 발언에 맞서 ‘이시하라 사퇴 네트워크’를 설립해 국제사회 문제 제기에 나섰다.
2013년에는 혐오표현과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국제네트워크 ‘노리코에넷’을 창립했고, 일본 기업 DHC의 혐오 발언에 맞서 소송을 제기해 2023년 일본 대법원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그의 삶과 활동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호루몽’은 지난해 한국에서 상영돼 서울독립영화제와 EBS국제다큐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심사위원회는 “식민주의와 전쟁, 차별과 탄압에 맞서 약자의 편에서 연대해 온 신숙옥 씨의 삶이 김복동 할머니의 삶과 깊이 닮아 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김복동상’ 시상식은 오는 6월 4일 오후 1시 국회의원회관 제1소회의실에서 열리는 김복동 100세 기념 국제평화포럼 ‘차별가고, 평화오라!’ 1부 행사로 진행된다. 수상자들에게는 각각 상패와 상금 1천만 원이 수여될 예정이다.
윤미향 김복동100세기념사업추진위원회 공동대표는 “김복동 할머니가 꿈꿨던 전쟁 없는 세상, 차별 없는 세상이 이번 시상을 통해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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