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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업체가 합의된 근로조건 어기고 받은 용역비는 부당이득 반환 대상”

추광규 기자 | 기사입력 2026/05/13 [15:46]

“경비업체가 합의된 근로조건 어기고 받은 용역비는 부당이득 반환 대상”

추광규 기자 | 입력 : 2026/05/13 [15:46]

▲ 수원고등법원  자료사진       ©법률닷컴

 

아파트 경비용역 계약을 둘러싸고 입주자대표회의와 경비업체 간의 법적 다툼에서 법원이 “총액계약이 아닌 실제 투입 인원과 근로시간에 따른 정산 계약”이라고 판단하며 초과 지급된 용역비 반환 책임을 인정했다.

 

수원고등법원 제5민사부(재판장 임일혁)는 입주자대표회의가 경비용역업체 B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판결선고 2026. 2. 5. 사건번호 2025나11897) 

 

이번 사건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체결한 통합경비계약의 성격이 핵심 쟁점이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계약이 실제 투입 인원과 근로시간 등을 기준으로 용역비를 산정·정산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한 반면, 경비업체 측은 월정료 총액을 미리 정한 ‘총액계약’이라고 맞섰다.

 

재판부는 계약서와 입찰공고문, 경비용역 산출내역서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총액계약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입찰 당시 근로시간과 휴게시간 등을 세부적으로 산정한 내역서 제출을 요구했고, 최저임금 인상이나 인력 증감 시 월정료 조정 조항까지 포함돼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피고가 제출한 경비용역 산출내역서를 기준으로 용역비가 산정됐고, 실제 투입되는 인원 및 근로시간 등에 따라 실제 지출비용을 정산해 지급할 것을 예정한 계약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경비원 휴게시간이었다. 입주자대표회의는 주간 휴게시간 1시간 기준으로 용역비를 산정해 계약했지만, 경비업체는 하도급 업체와 계약을 변경하면서 야간 휴게시간 2시간을 추가로 부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기존 계약 기준에 따른 용역비를 그대로 지급받으면서 차액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법원은 경비업체가 실제 합의된 근로조건을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예정된 용역대금을 지급받은 부분은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초과 지급된 4039만8860원을 입주자대표회의에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경비업체 측이 주장한 바디캠 장비비용이나 보험가입 비용 등의 추가 정산 요구에 대해서도 “월정료 총액 범위 내에서 업체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공동주택 경비용역 계약에서 단순히 ‘총액’이라는 표현이 사용됐더라도 실제 계약 구조와 산정 방식, 근로조건 반영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비·시설관리 용역 분야에서 인건비와 근로조건 변동에 따른 정산 책임을 인정한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유사 분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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