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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시민사회 “대법원, 정의로운 판결 확정하라”

윤재식 기자 | 기사입력 2026/03/15 [05:23]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국가배상소송…시민사회 “대법원, 정의로운 판결 확정하라”

윤재식 기자 | 입력 : 2026/03/15 [05:23]

▲ 베트남전쟁기념관에 전시된 사진     ©이서현 기자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사건과 관련한 국가배상 소송이 대법원에서 심리 중인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지연된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며 조속한 판결 확정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복동의희망’을 비롯한 시민사회·인권·평화단체 등 64개 단체는 13일 성명을 통해 “전쟁의 시대, 대법원은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정의로운 판결을 확정하라”고 요구했다.

 

이 사건은 베트남전쟁 당시인 1968년 베트남 중부 퐁니 마을에서 발생한 한국군 민간인 학살 사건의 피해자인 응우옌 티 탄(Nguyễn Thị Thanh) 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 소송이다.

 

응우옌 씨는 2020년 한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23년 1심과 2025년 항소심에서 모두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 피해 사실과 대한민국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당시 항소심 승소 소식을 접한 응우옌 씨는 “학살당한 영혼들도 이제 안식할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며 “지금 행복하다”고 심경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한민국 정부가 상고하면서 사건은 현재 대법원 민사2부에서 심리 중이다. 사건은 2025년 3월 13일 대법원에 접수된 이후 1년째 계류 중이다.

 

단체들은 성명에서 “사건 발생 60년, 소 제기 6년, 대법원 계류 1년이라는 긴 시간이 흘렀다”며 “최고법원의 재판 지연이 역사적 정의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히 이번 소송이 베트남전 피해자가 참전국을 상대로 제기한 세계 유일의 사례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 가해국 법원이 전쟁 책임을 인정한 판결 역시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라고 평가했다.

 

성명은 “이미 1·2심에서 원고와 피고 모두 충분한 주장과 입증을 거쳤고 모든 법적 쟁점에 대해 동일한 판단이 내려졌다”며 “대법원은 신속하게 판단해 1·2심 판결을 그대로 확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원고 응우옌 씨 역시 지난해 6월 한국 대법원을 직접 방문해 기자회견을 열고 판결을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한국 정부가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덜어주길 바란다”며 “저는 생존자 증인이다. 8살부터 지금까지 고통 속에서 살아왔다”고 호소했다.

 

단체들은 이번 판결이 단순한 민사 사건을 넘어 전쟁 책임과 국제 인도법 원칙을 확인하는 역사적 판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한민국 사법부가 전쟁 속에서도 민간인의 생명과 인간의 존엄을 보호해야 한다는 법치주의 가치를 확인해 달라”며 “이번 판결은 ‘전쟁 중이라도 민간인은 보호해야 한다’는 문명 원칙에 대한 대한민국 사법부의 입장을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명에는 강정일상저항행동, 김복동의희망, 민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진실규명 TF, 민족문제연구소, 참여연대, 평화나비네트워크, 한베평화재단 등 64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했다.

 

해시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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